스페인 구제금융, 유럽 재정통합의 다음 단계를 향한 첫 걸음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위한 재원 마련이 목적이며 규모는 1000억 유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 재정위기가 시작된 이후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에 이어 네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가 됐으며, 재무위험을 겪고 있는 5개국 가운데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다.

이번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EFSF와 ESM에서 재원을 마련하고 스페인의 은행구조조정기금 (FROB: Fund for the Orderly Restructuring of the Banking Sector)을 통해 은행권에 지원되는 형태를 취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구제금융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리스를 포함한 3개국의 구제금융은 재정전반에 대한 지원의 성격이었고, 이에 따라 재정적자 축소 목표를 정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르는 형태였지만, 이번 스페인 구제금융은 은행구조조정을 위한 스페인의 자체 재원 부족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조건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