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리포트
비철금속 투자에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
- 작성자 :
- 하나금융투자
- 작성일 :
- 07-14 09:37
- 조회수 :
- 501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 이후 원자재 수출 제한 움직임이 니켈 가격 상승 유도
2014년 하반기부터 하락을 시작한 원자재 인덱스는 2016년 초 저점을 형성했고 이후 최근까지 탄력적으로 반등했다. 원자재 가격의 이러한 등락은 대부분 유가 변동에 기인하고 있지만 여타 원자재 역시 비슷한 궤적을 따라 움직였다. 그 중 하나가 비철금속의 가격 반등이다. 특히, 아연, 주석은 연초 대비 40% 가까이 급등했고 6월 이후 니켈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나켈 가격 상승은 두테르테 신임 필리핀 대통령의 자원민족주의와 관련이 있다. 두테르테 정부는 6월 취임 이후 엄격한 환경평가를 통해 니켈광산 2개의 가동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는데 문제는 중국이 니켈수입의 97%를 필리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부진 속에 니켈의 수요 자체가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급 차질 우려가 니켈 가격을 단기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비철금속 가격의 추세적 상승은 글로벌 경기반등 여부에 달려
사실 이번과 비슷한 사례는 멀지 않은 과거에 이미 한 차례 있었다. 2014년 1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광물수출규제법을 발효하며 니켈 정광(제련원료) 수출을 전격적으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산업용 니켈의 대부분을 인도네시아에서 조달하던 중국은 니켈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국제 니켈 가격은 단기적으로 20%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인도네시아 이슈는 일시적 영향을 미쳤을 뿐 2014년 하반기 니켈 가격은 다시 장기적 하락 추세로 복귀했다는 점이다.
국제원유 시장이 과거 독과점적 생산 구조를 취했던 것과 달리 비철금속 생산은 다양한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풍부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즉, 비철금속의 가격은 특정 생산자의 상황변동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시장의 전체 수요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데 글로벌 GDP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구리, 니켈 등의 가격이 일제히 약세를 보여온 점에서 이런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니켈 가격 상승이 향후 지속적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불 수는 없으며 글로벌 경기 반등 여부가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보인다.
역사적 저점에 위치한 비철금속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아
당분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현 가격대에서 큰 폭의 하락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니켈,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 가격은 이미 역사적 저점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현 가격대에선 생산 위축이 가격을 방어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아연, 주석 등의 가격 급등은 다분히 투기적 성격이 녹아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